* 하나님은 만남을 통해 일하신다
올해 5월에 사우스웨스턴에서 디민 강의를 통해서 한 선교사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선교사님은 단순히 수업을 듣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니라, 선교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어떻게든 현지의 리더들이 더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원하셨고 크리스천 북클럽을 배우시면서 사역의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셨습니다.
* 사우스웨스턴 신학교 디민 강의를 마치고 (세계관을 변화시키는 크리스천 북클럽)
https://jungjinbu.blogspot.com/2026/05/blog-post_18.html
* 한OO 선교사님, 세계관을 변화시키는 크리스천 북클럽 모임 전 준비 & 평가
https://readingchristianbookclub.blogspot.com/2026/05/oo.html
선교지에 도착하시고 첫 북클럽을 마치신 이후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참 감격적이었던 것은 이 모임이 타문화권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님께서 솔직히 저에게 고백하신 것은, 선교지의 리더분들이 그렇게 수준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크리스천 북클럽이 최고 수준의 교육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제 책에서도 그렇고 강의에서도 강조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책은 가능하면 한 챕터를 읽고, 혹은 짧은 아티클을 읽고도 얼마든지 북클럽을 할 수 있다고 설명드렸습니다.
이 모든 방법은 철저하게 대중적인 교육을 지향합니다. 그리고 선교사님께서도 본인의 상황에 맞추어 짧은 글을 함께 리더들과 읽고 북클럽을 한 이후에 소식을 알려주셨습니다.
세변북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선교사님의 편지를 첨부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저의 답장도 함께 넣었습니다. 실제로 북클럽을 시작하며 섬기는 선교사님의 뜨거운 열정과 진실한 고민,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저의 격려를 함께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한OO 선교사님의 편지
안녕하세요, 목사님. 지난 강의에서 목사님께서 북클럽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주시고 귀한 지혜를 나누어 주신 덕분에 저희 사역에 큰 영감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우간다 현지 목회자들과 함께 목사님께 배운 북클럽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저희 선교부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규모도 좀 커졌고 우간다 내에서 영적 영향력도 확대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캠퍼스에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 훈련을 하며 작은 팀을 이루어 그 팀들과 함께 여러 지방을 다니며 전도했고, 그곳에서 헌신된 사람들을 발견하면 캄팔라에 있는 저희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며 말씀을 나누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삶을 나누며 훈련된 사역자들을 다시 그들의 고향과 연고지로 파송하여 교회를 개척하게 했고, 이를 통해 캄팔라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곳곳에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교회들이 또다시 더 깊은 오지, 교회가 없는 지역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다 보니 사역자가 늘어났고, 정기적인 목회자 세미나를 거쳐 지금의 공동체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겉모습의 성장 뒤에, '정작 우리 목회자들의 내면과 영성이 그만큼 깊고 실하게 채워져 가고 있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찾아왔습니다. 우리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더욱 성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고, 목사님께서 가르쳐 주신 '북클럽' 형태의 영성 모임이 바로 그 해답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목사님 강의 후, 우간다로 복귀하기전부터 리더들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6월 15일 월요일 첫 모임을 위해 각 지역(동서남북)을 담당하는 14명의 핵심 리더 목회자들이 캄팔라 센터에서 모였습니다. 사실 이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인간적으로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어떤 분은 거리가 너무 멀어 교통비가 정말 많이 들었고, 어떤 분은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당장 차비가 없어 모임에 오기까지 재정적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더 성숙한 모습으로 서보고자 모였습니다.
첫 모임에서 저희가 함께 읽고 나눈 내용은 유진 피터슨의 아티클, "목사란 무엇이며, 무엇을 하도록 부름 받았는가?"였습니다. 약 4장 분량의 짧은 글이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첫 시간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글을 읽은 뒤, 잠시 묵상하며 각자의 생각을 글로 쓰고, 그것을 돌아가며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이번 첫 모임에서 가장 큰 도전과 충격을 받은 사람은 정작 현지 목회자들이 아니라 바로 저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눔을 시작하는데, 제 안에서 왜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넘쳐나는지요. 사역자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기보다 그들의 생각에 '훈수'를 두려 하고, 제 생각대로 '지도'하고 '조언'하려는 조급한 오지랖이 불쑥불쑥 튀어나왔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제 모습을 돌아보는데 얼마나 부끄럽고 어이가 없었는지 모릅니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이 북클럽 모임을 통해 현지 목회자들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제 자신을 먼저 깨뜨리시고 더 깊이 성숙하게 다듬어가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를 먼저 낮추시고 돌아보게 하시는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리더들이 처한 환경과 재정적 형편을 보면 매번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책을 읽는 것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과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첫 모임을 통해 이 영성 모임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모임을 통해 우리 목회자들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부단히 돌아보고, 하나님 나라라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기를 소망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꽉 찬 든든한 영적 지도자들이 세워질 때, 그들이 섬기는 교회도 건강하게 살아나고, 나아가 우간다 땅이 복음의 능력으로 치유되고 회복될 줄 믿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이 모임을 지속적으로 끈기 있게 운영해 보려고 합니다.
귀한 지혜를 나누어 주셔서, 우간다 땅에 이 아름답고 건강한 믿음의 실험을 시작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신 목사님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좋은 책들, 좋은 아티클, 좋은 설교들이 있으면 추천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이렇게 시작하고 있는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며 이만 줄입니다.
한OO 선교사 올림
* 정진부 목사의 답장
한 선교사님, 답장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보내주신 영상을 보고 또 선교사님 편지를 보니 마음이 울컥하네요. 선교지의 리더들을 사랑하시고, 또 그들이 더 성숙한 사역자들로 세워지기를 원하시는 선교사님의 간절한 마음이 저에게까지 느껴집니다.
선교사님도 공감하시는 것처럼, 성도의 성장이라는 것은 단순히 강의나 혼자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스스로 좋은 글들을 읽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리고 느낀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길은 굉장히 멀어 보이고 또 힘들지만,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그 길이야말로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하는 길이고 또한 선교지를 위하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모임 중에서 선교사님께서 하고 싶은 말을 참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는 부분을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선교사님께서 정확하게 북클럽을 제대로 인도하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북클럽을 인도하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의 오류가 보이고 고쳐 주어야 한다는 충동이 생깁니다. 그런데 결국 한 사람의 영적인 성장은 혼자서 애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쩌면 함께 모이신 리더 분들은 평생 단 한 번도 신학적인 내용을 가지고 고민하지도 혹은 나누지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고민하면서 오류를 깨닫고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에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북클럽 리더는 그 사람의 오류를 다 본다 하더라도, 오히려 경청하고 더 들어주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필요한 부분은 고쳐주고, 오히려 많은 시간을 인내해야 합니다.
선교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 과정이 선교사님 자신을 더 성숙하게 만들어 가리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북클럽을 인도하고 섬기면서 많은 부분을 하나님께서 다듬어 주셨습니다. 충분히 상대방을 경청하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적절할 때에 채워줄 수 있는 저의 장점은 오랜 시간 북클럽을 통해서 빚어진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사님께서 짧은 글로 북클럽 모임을 진행하신 것은 참 지혜로운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어느 정도 수준의 글을 정하느냐는 것은 제 책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인도자가 최종적으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어쩌면 당분간은 선교사님이 직접 짧은 아티클을 정하셔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선교지 안에서 신앙의 전반적인 틀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 뉴시티 교리문답 해설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로교의 교리들을 현대적인 언어로 풀어냈고, 또 해설까지 들어 있어서 같이 읽고 나누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해설은 과거의 신학자와 현대의 신학자의 글이 균형 있게 들어가 있어서 읽으면 큰 유익이 됩니다.
한편으로는 선교지의 리더분들께 내용이 너무 벅차다면, 저는 릭 워렌 목사님의 목적이 이끄는 삶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을 바로 이야기하기보다는 현대인들의 목적을 잃어버린 삶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성경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선교사님께서 리더분들의 수준과 성향을 잘 아시기 때문에 그것을 살피시고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기도할 때마다 선교사님과 귀한 단체와 또 북클럽 모임을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또 모임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주님 안에서 강건하시고 또 늘 힘내시고 연락 또 나누면 좋겠습니다.
정진부 목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