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생이 된 이후에 초등부 교사를 지원했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찬양을 하기 위해서 성가대에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린 저를 포기하지 않고 성인이 될때까지 보듬어주셨던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마음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초등부 교사를 시작한 것, 그것이 제가 교회 교육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 딛은 첫 걸음입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만큼 흥분되고 또 두렵고 힘든 일은 없는 듯 합니다. 지식은 눈에 보이지 않고, 배움의 결과는 쉽게 측정할 수 없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부실했던 교안을 가지고 열심히도 설명했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기독교의 진리를 전하기 위해서 힘을 많이 썼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순장을 시작했습니다. 마냥 어린 줄 알았던 제가 어느덧 선배가 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유혹이 있었을텐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교회에 나와준 후배들이 그렇게 고마웠습니다. 사실 그때도 제대로 된 교제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도대체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순장이 되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었고, 저는 마치 달빛 조차 비추지 못하는 어두운 시골길을 걸어가는 것처럼 그 역할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교육학을 공부하면서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은 누군가를 교육하는 목회자로, 남편으로 그리고 아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이야 말로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생명이 없는 것처럼 허망하게 살던 누군가가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교육을 통해서 변하는 것을 보는 것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보람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주시고, 그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며 삶 가운데 구현하는 것을 성도의 본질로 만드셨습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과연 좋은 교사, 그리고 좋은 순장은 어떤 사람일까요? 첫째, 좋은 컨텐츠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교사라도, 부실한 컨텐츠를 손에 쥐어주면 그는 제대로 가르칠 수 없습니다. 사려깊게 만들어진, 그리고 읽는 사람의 사고를 충분히 자극하면서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탁월한 내용이 필요합니다. 둘째, 인도자 스스로의 지적, 영적 사고력이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어떤 주제에 관련하여 성도로서 성경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본 경험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평생 동안 지혜로 축적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확고한 인도의 스타일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강의식 진행으로는 반드시 한계에 부딛힙니다. 기독교 진리는 단지 강의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모임에 참여한 본인이 그것을 자신의 삶 가운데 끌고 들어갈 수 있도록 배움의 과정 안으로 참여시켜야만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단순한 강의가 아닌 인도자를 포함하여 모두가 교육에 동참하며, 함께 진리를 고민하고 그것을 향해 한 마음으로 추구해 나가는 탁월하고 성경적인 교육의 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의 최종적인 형태가 바로 크리스천 북클럽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강의식만으로는 어느 정도 이상은 절대로 성장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도자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라도 모임 안에서 서로를 향해 최대한 대화를 개방해야 하며, 진리 중심의 자유로운 대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인도자의 역량을 극대화시켜야만 합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인도자 자신이 가장 탁월한 수준까지 올라가야만 합니다. 만약 인도자 스스로가 도전하고 질문하고 답하고 사고하고 실천하는 훈련이 되지 않는다면, 안타깝게도 좋은 교사 혹은 좋은 순장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항상 제 자신을 발전시켜야만 한다는 압박이 있습니다. 그것은 냉혹한 현실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인도하는 어떤 모임이, 교육적으로 수준이 낮고, 열린 대화가 없으며, 그저 제가 가진 지식을 빈약하고 어설프게 전달하는데 그친다면, 그리하여 제가 그 모임을 풍성하게 이끌어갈 능력이 없다면, 아마 더 이상 누구도 오고싶어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으로, 제 자신이 그 모임에 아무런 매력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소그룹 모임의 인도자가 된다는 것은, 그저 교안을 읽어주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모임을 지배하며 이끌어가며, 동시에 격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삶의 가장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누구보다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이 과정이 실상 극한의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지만, 리더가 된다는 것은 단 한번 살아가는 인생에 가장 의미있는 일이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희생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저를 찾아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그분의 마음이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주의 나라를 위하여 마음을 쓰고 도전하고 눈물 흘리고 가슴 아파하는 자들을 통하여 확장 됩니다. 그런 분들을 통하여 세상을 이겨낼 다음 세대가 세워지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다 듣고서, 무엇이라도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미 빠듯한 저의 일정을 옆에 제쳐두고, 삶에 가장 의미있는 곳에 더 힘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길이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른 길이 무엇일까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것이 "Teen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안에 포함된 "CHOICES" 입니다.
* NLT Teen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Kindle Edition
https://www.amazon.com/Teen-Life-Application-Study-Bible-ebook/dp/B007V69CQ4/ref=tmm_kin_swatch_0?_encoding=UTF8&qid=&sr=
CHOICES : Over 60 Choices articles show teens in real-world situations that you have faced or will. Each one is anchored in a nearby Scripture passage, which you are asked to apply to your life. Topics include things like anger, friendship, sex, and serving God.
Tyndale. NLT Teen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p. 9). Tyndale House Publishers, Inc.. Kindle Edition.
물론 제가 최고로 추천하고 싶은 리스트로벨의 책을 놓고도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HOICES 를 선택한 것은, 위에 설명처럼 실제 세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실제로 그 상황에서 십대 청소년이 어떻게 선택할지를 도전하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좋은 포멧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저 안일하게 대충 말씀을 고민한다면, 평범한 답을 내리고 아무런 영향력 없이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의 삶의 문제에 뛰어들어 말씀을 마음에 품고 치열하게 고민할 때에,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크리스천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Life Application Study Bible 이라는 제목 답게, 청소년들이 실제로 삶에 경험하게 되는 60개 정도의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어 책이라 알파벳 순으로 목차가 나와있기 때문에 첫번째 주제는 Abortion 입니다. 교회에서 외면하는,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는 가장 실질적인 주제입니다.
저는 CHOICES의 글의 스타일이 탁월하다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 속에서 어떻게 나는 선택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관련된 성경 구절과 함께 성경적으로 도전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형태는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탁월한 셋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 저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저와 마음을 함께 하는 분들과 가급적 매주 하나씩 CHOICES의 내용들을 다루는 것입니다. 충분히 준비한다면, 스쳐 지나가는 듯한 한번의 대화조차도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의미없이 사라지는 수 많은 이야기들이 아니라, 사려 깊고 배려하며 함께 신앙적으로 성숙해가는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제 결심의 이유는 단순하고 또 깊습니다. 저 역시 함께 고민하면서 더 성숙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십대가 되는 아이들의 아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제가 홀로 외롭게 걸어가던 그 리더의 길을 누군가는 조금더 용기를 가지고 지혜롭게 해쳐나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길이 선한 길이기에, 하나님께서 하늘의 지혜를 주시고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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